한 폭의 그림 같은 곳, 설악산을 품다!
조금 이른 어느 가을, 한일가족 20여명이 설악산 산행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.
첫 번째 목적지는 ‘비선대’. 이곳은 예로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자연을 감상하고 시문을 적기도 했으며, 넓은 바위에 글자를 새겨놓고 떠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. 실제로 곳곳에는 바위에 글씨가 새겨져있어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.
비선대까지의 코스는 산행이라기보다는 거의 산책로에 가까워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.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과 우거진 9월의 녹음은 저절로 카메라를 꺼내들게 만드네요! 
자연이 만들어 준 선물, 울산바위
울산바위로 향하는 길, 곳곳에 핀 코스모스는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었고 평소에 못 보던 다람쥐와 청솔모는 산행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.
산행을 한지 1시간 남짓 지났을까. 1차 목적지인 흔들바위에 도착했습니다. 한사람씩 흔들바위를 밀어보며 인증샷을 찍고 휴식을 취했습니다. 흔들바위까지는 무리 없이 산책하듯이 오를 수 있는 코스지만, 이곳에서부터 울산바위까지는 급격히 난코스로 바뀝니다. 울산바위 쪽으로 오르는 입구에 보면 “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.” 라는 문구가 있는데 들어설 때는 무시했는데, 왜 그런 문구가 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습니다.
울산바위의 마지막 마의 철계단 구간에서는 다들 말 한마디 없이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내쉬며 올라갔습니다. 계단이긴 하지만 공중에 떠있는 계단이라 발밑을 보면 어질어질하고 아찔했습니다. 그래도 올라가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설악산의 전경을 즐기며 참고 힘낼 수 있었습니다.
드디어 울산바위 도착!!! 가까이서 내려다본 바위의 웅장함과 거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. 한눈에 펼쳐진 속초시의 모습 또한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합니다. 내려오는 것도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았습니다. 갑자기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혹여나 비가 올까 노심초사하며 하산했지만 다행히 비는 그쳐 아무 탈 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.
이번 산행은 매년 갔던 산보다 굉장히 험했고 힘들었지만 분명 그 힘듦을 감수하고 올라가봐야 할 곳이었습니다. 물론 함께하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중간에서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이죠. 한 폭의 그림 같은 곳, 설악산 산행.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기에 더욱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.
[출처] 2013 <사보한일> 가을호
